매달 꼬박꼬박 저축하는데, 이 돈이 두 배가 되려면 도대체 몇 년이 걸릴까? 은행 금리표를 들여다봐도 감이 잘 안 잡힌다. 이럴 때 쓸 수 있는, 놀라울 만큼 간단한 공식이 하나 있다.

한 줄 요약: 72를 연이율(%)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대략의 기간(년)이 나온다 — 이것이 '72의 법칙'이다.

단리 vs 복리, 무엇이 다른가

돈을 맡기면 이자가 붙는다. 이때 단리(單利)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고, 복리(複利)는 이자에도 다시 이자가 붙는 구조다.

구분계산 방식1,000만 원 · 연 5% · 10년 후
단리원금 × (1 + 이율 × 기간)약 1,500만 원
복리원금 × (1 + 이율)^기간약 1,629만 원

같은 금리·같은 기간인데 복리 쪽이 129만 원 더 많다.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 차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. 아인슈타인이 "복리는 세계 8번째 불가사의"라 했다는 이야기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.

72의 법칙이란

복리 환경에서 원금이 두 배가 되는 시간을 암산으로 구하는 공식이다.

두 배 되는 기간(년) ≈ 72 ÷ 연이율(%)

예를 들어 연 3% 적금에 돈을 넣으면, 72 ÷ 3 = 약 24년 뒤에 원금이 두 배가 된다. 연 6%라면 72 ÷ 6 = 약 12년, 연 12%라면 72 ÷ 12 = 6년이면 된다.

연이율72 ÷ 이율두 배 걸리는 기간
2%72 ÷ 2약 36년
3%72 ÷ 3약 24년
5%72 ÷ 5약 14.4년
7%72 ÷ 7약 10.3년
10%72 ÷ 10약 7.2년
12%72 ÷ 12약 6년

왜 하필 72일까? 수학적으로 정확한 값은 자연로그 2(≈0.693)를 이율로 나누는 것인데, 72가 2·3·4·6·8·9·12 등 여러 수로 깔끔하게 나눠져 암산에 최적이기 때문이다. 이율이 6~10% 범위일 때 오차가 가장 작고, 그 바깥에서도 실용적 추정치로 충분하다.

AD

거꾸로도 쓸 수 있다 — 목표 수익률 역산

72의 법칙은 반대로도 쓸 수 있다. "10년 안에 원금을 두 배로 만들고 싶다"면?

필요한 연이율(%) ≈ 72 ÷ 목표 기간(년)

72 ÷ 10 = 연 7.2% 수익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. 이것만으로도 '연 3% 예금에만 넣어둬서는 10년 안에 두 배가 어렵구나'라는 판단이 바로 선다.

마찬가지로, 물가 상승률에도 적용할 수 있다. 물가가 매년 3%씩 오른다면 72 ÷ 3 = 24년 뒤에는 지금 돈의 실질 가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. 복리는 저축뿐 아니라 물가에도 똑같이 작용한다.

AD

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세 가지 조건

72의 법칙에서 알 수 있듯, 복리의 위력을 키우는 핵심 요소는 이율, 시간, 그리고 재투자다.

첫째, 시간이 가장 강력한 무기다. 같은 금리라도 20대에 시작하면 40대에 시작하는 것보다 원금이 한 번 더 두 배가 될 수 있다. '지금 당장 큰돈이 없으니까 나중에'라는 생각이 가장 큰 적이다.

둘째, 이자를 꺼내 쓰지 않는다. 복리가 작동하려면 이자가 다시 원금에 합쳐져야 한다. 이자를 중간에 빼 쓰는 순간 사실상 단리로 전환된다.

셋째, 세금과 수수료를 줄인다. 이자소득세(일반 15.4%)는 복리 효과를 깎는다. ISA(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)나 연금저축처럼 과세이연·비과세 혜택이 있는 계좌를 활용하면, 세금으로 빠져나갈 돈까지 재투자되어 복리 효과가 더 커진다.

내 지갑에 미치는 영향

  • 저축: 소액이라도 일찍 시작하면 복리 덕분에 시간이 불려준다. 월 10만 원을 연 5% 복리로 30년 모으면, 납입 원금 3,600만 원이 약 8,300만 원이 된다.
  • 대출: 복리는 빚에도 작동한다. 카드 리볼빙이나 고금리 대출은 72의 법칙을 역으로 적용해 '내 빚이 두 배 되는 시간'을 계산해볼 수 있다. 연 20% 리볼빙이라면 72 ÷ 20 = 약 3.6년이면 빚이 두 배다.
  • 물가: 생활비가 매년 오르는 것도 복리 구조다. '가만히 있으면 돈의 가치가 줄어든다'는 말의 수학적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.

마무리 — 오늘 할 수 있는 세 가지

  1. 72 ÷ (내 예·적금 금리)를 한번 계산해보자. 지금 돈을 넣어둔 곳에서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데 몇 년 걸리는지 감이 잡힌다.
  2. 이자는 꺼내 쓰지 말고 재투자하자. 복리의 전제 조건은 '이자가 다시 굴러가는 것'이다.
  3. 고금리 빚이 있다면 갚는 게 최고의 재테크다. 복리는 빚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.

※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용이며 특정 상품 가입이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. 제도·수치는 변동될 수 있으니 실제 거래 전 공식 정보를 확인하세요.